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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기분은 그저 지나가는 바람일 뿐입니다.

무진스님 2014. 9. 12. 20:58


 

 

 
[즉문]


스님, 안녕하세요.
제가 친구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아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걱정이 되네요.


부케를 받고 나서 6개월 안에 결혼을 못하면 평생 못 간다면서
꼭 100일이 되는 날 잘 태워서 그 재를 땅에 묻으라하더군요.


다 마음이 하는 일이고, 마음먹기에 따른 일이겠지만,
그냥 미신으로 생각해버리기엔..
부적도 태워서 땅에 묻고 그러니까 혼란스럽기도 하고,
괜히 찝찝한 기분이에요.


친구가 저한테 주고 싶어 하는데,
그냥 기분 좋게 받으면 기분 좋은 일이 생길까요?
아니면 정말 조심해야 할 부분일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소승과 맺은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법우님의 사연을 잘 읽어보았습니다.


결혼은 좋은 일이니,
진심으로 축하드릴 수 있도록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오도록 하세요.


기분은 언제나 변하는 것이니,
그저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여기시어
고민도 하지 말고, 신경도 쓰지 마세요.


부케에 대한 막연한 생각은 떨쳐버리시고,
아무 걸림 없이 기쁜 마음으로 받으셔서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게 좋겠습니다.


이러한 흔들림을
불교에서는 업력(業力)이라고 하며,
이 업력에 의해서 살아가는 것을
운명 또는 숙명이라고 하지요.


본인이 움직이고 싶지 않은데
이미 결정지어진대로 움직임을 당하는 것이 운명이고,
현재의식이 잠재의식을 눌러 버리는 것을 인연이지요.


즉, 인연이란 부케를 받지 않아도 맺어지는 것이며,
만나게 될 인연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어있는 것이
바로 인연법입니다.


범소유상(凡所有相) 개시허망(皆是虛妄)이니,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이면 즉견여래(則見如來)이라.
 
- 금강경 中 -


부처님께서는 어둠은 광명부재의 상태일 뿐,
본래 어둠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어둠이 바로 불안과 공포와 짜증과 화를 내는 주체이며,
행복과 불행은 자신이 어떠한 마음자세로 있느냐에 따라
어둠과 밝음, 지옥과 극락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내 안에 있음을 알고, 바로 보는 것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화두요. 정견이며,
이미 법우님께서 깨우친 가르침입니다.


겨울이 성큼 다가온 이곳 부산관용사에서
법우님의 애정이 원만히 이뤄지시길
늘 기도드리겠습니다.
 
날마다 좋은날 되소서!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