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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베푼 사랑이 과해서 아픈 것이니, 그 사랑을 자신과 나누세요(마음의 상처)

무진스님 2015. 1. 14. 21:34

 


 

 
[즉문]


아...스님....
그 친구가 만취되어서 전화가 왔었는데,
항상 제자리였고 달라진 게 없었으니까
똑같은 말을 반복하기 싫어서
그저 대성통곡하고 울다가 끊었어요.


이 친구의 이런 태도가 정말 너무도 싫으면서
또다시 실연의 아픔을 겪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괘씸하면서 속상하면서도 자존심 상하면서도
제가 더 좋아해서 아무 말도 못하는 게 한심하구요.


마음 아픈 사람을 진심으로 돌봐주시는 스님이시기에
제가 편한마음으로 구구절절 올리나봐요.
죄송스럽고 부끄럽고, 고맙습니다.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이곳 부산관용사의 소승과의 인연으로 다시 찾아 주시니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남겨주신 글을 찬찬히 읽어보니,
두 분 다 같은 모양이라 더욱 안타까운 인연입니다.


그치지 않는 잔잔한 바람이 성이 나서
이것저것 할 것 없이 휩쓸어 가고 난 뒤에
다시 수마가 찾아오는 것이 법우님의 인연이니,
어찌 어렵지 않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그게 바로 사랑이기에 힘겹고 아픈 것을
소승 역시 어찌 그 마음을 모르겠습니까?


사랑으로 기다리며 사는 것이 지옥과 같다면
그만 비워버리는 것이 곧 행복이자
자신을 살리는 가장 현명한 길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이 걸어가는 그 자리가 극락이니,
누워서 하늘을 보면 보이는 것은 하늘구름 뿐,
다시 생각하여 본다고 무엇이 있겠습니까?


마음을 놓지 못해 방편을 하였으니,
화를 자처하지 않도록 성급한 생각은 하지 말고,
지난한 시기를 기다림으로 달래보도록 합시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인데,
내가 더 좋아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사랑이 다녀간 자리를 욕심으로 채우면
그 인연은 점점 멀어지게 되지요.


베푼 사랑이 과해서 그 동안 힘들었으니,
나를 아끼고 사랑해 주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그 사랑을 자신과 나누시고,


지금의 이 감정은 온전히 나의 것이니,
외롭다. 슬프다. 아프다. 하는 가지각색의 감정을
벗으로 삼아 아름다운 감정을 조율해 보세요.


이 아픔은 모두 나에게서 자라난 것이니,
부처님을 의지처로 삼아 수행으로 벗을 삼고,
마음의 상처를 헤아리면 행복한 여인이 될 것입니다.


버려라 버리면 얻을 것이니,
소승이 쉼 없이 축원기도를 드리는 것처럼
법우님께서도 기도로서 마음을 다스리시며,
차근차근 공덕을 쌓아가시길 바랍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