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사주란 일렁이는 물결과 같이 길흉이 반반입니다(천생연분)
[즉문]
무진스님, 올해도 벌써 끝나가네요.
오늘따라 마음이 불안해서
스님 말씀 듣고자 찾아왔습니다.
제가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은 있지만,
그 사람은 제가 누군지 모릅니다.
이 사람과 인연되어 훗날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시간이 갈수록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힘들고,
오늘처럼 부모님과 얘기하고 난 후엔 특히 더 그렇네요.
저를 사랑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면 좋겠는데...
그 사람과 인연이 되면 둘이서 손잡고,
스님을 뵈러가고 싶은데, 제 인연이 될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부산관용사 소승과의 인연을 다시 찾아 주시니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소승은 법우님이 어리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니,
말에 거슬림이 있다면 귀담아 듣지 마시기 바랍니다.
법우님은 겉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이기적이고,
미래를 대비하여 노력하는 경향으로 보아
다부진 면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항상 만남의 인연이 좋아서
마음에 드는 분을 찾으신 듯 하나,
겉모습만 보고, 급하게 결혼하는 것은 불리하니,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주장이 강한 법우님이 항상 대소사를 참견하니,
모나지 않은 분도 참지 못하고 언쟁이 생기기 쉬운 터라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특히 종교적인 성향이 강하고,
하나에 푹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 하기에
법우님과 비슷한 분을 만나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과 물이 서로 만나 큰물이 되고
다시 바다로 흘러 큰 바다가 되듯이,
같은 물끼리 살면 기쁜 일이 많이 있을지니,
당장 서두르지 않으셔도 될 일입니다.
사주에 따라 말씀드렸으나,
사주란 일렁이는 물결과 같이 길흉이 반반이라
그 인연이 옳다 그르다고 딱 부러지게 밝힐 수 없음이니,
그저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마음에 안고 있는 인연이 필연이라고 볼 수 없고,
우연치 않게 스치는 인연이 필연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사주풀이는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천생연분, 즉, 좋은 인연이란,
좋은 기회와 절실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니,
조급한 생각 접으시고, 차분히 대해야 합니다.
아직 초공양기도 회향기일이 남아 있으니,
회향 기일까지 만이라도 노력과 인내로서
소승과 정성을 다해 보기로 합시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