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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사랑의 깊이를 고집으로 잴 수는 없습니다(다툼)

무진스님 2015. 1. 19. 21:55


 

 

 
[즉문]


스님, 어제 대판 싸웠어요.
정말 사소한 일에 대한 말도 안되는 트집으로
지금까지 억눌러온 감정이 서로 폭발했어요.


웃기게도 꿈에서 보았던 일들이 그대로 일어났는데,
분명 이렇게 될 걸 알았는데도 제가 돌리지 못했어요.


그 동안 스님께 조언을 듣고, 매일 기도드리고 하며,
웃는 날이 많았는데, 한순간에 다 망가져 버렸네요.


이제껏 제가 다 미안하다고 그러고,
그 사람은 받아주기만 했는데,
언제까지 저만 참고, 이해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이제 그만 두고 싶어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변함없는 마음으로 이곳 관용사 소승을 다시 찾아 주시니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한순간 조급했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감정이 격해져 그만 화를 자처 하신 듯하니,
지금은 마음을 추스를 때입니다.


한 사람이 살아가는데도 굴곡이 있는데,
하물며 두 사람이 하나로 맺어지려 하는데,
어찌 가파른 경사가 없겠는지요?


사랑이란 게 애정이란 게 무엇입니까?
관심과 트집은 다 사랑에서 오는 것이기에
다툼은 곧 사랑하는 마음을 보이려 함이지요.


두 손바닥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두 사람이 있어야 다툼이 벌어지는 것이기에
서로의 잘못을 따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것을 돌려 밭고자 함은 잘못된 것은 아니나,
사랑의 깊이를 고집으로 잴 수는 없겠지요.


먼저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내가 지는 것이고, 손해 보는 거라고 생각하는 건
서로를 다 이해하지 못함에서 오는 무지일 뿐입니다.


결국 이러한 무지로 고집이 계속된다면
사소한 일로 다툼이 끊이지 않을 것이니,
자주 이야기 나누며,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상전벽해 (桑田碧海)!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습니다.


두 눈으로 항상 바라봐 주고,
두 귀를 열어 잘 들어주고,
고운 입술로 상냥하게 말하고,
진솔한 행동으로 보여주도록 노력하세요.


나로 인해 그 사람이 편해지고,
나로 인해 그 사람이 자주 웃고,
나로 인해 그 사람이 행복해 진다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처럼 이기고 지는 것은
내 마음에 씌운 허물을 벗기 위한 것일 뿐이니,
기도로서 마음을 다스리시길 바랍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