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상가집에서 귀신이 붙은 걸까요?
사실 제가 싫어하던 사람이
갑작스런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어
어쩔 수 없이 문상을 갔다 왔는데,
이후로 기분 나쁜 악몽을 꾸고,
현실에서도 안 좋은 일이 일어나
너무 두렵고 무섭습니다.
이제 귀신이든 아니든 그만 시달리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이 곳 관용사를 찾아주시어 감사드리며,
이렇게 인연을 맺어준 부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 동안 법우님의 노력으로
얽히고 얽힌 매듭을 풀어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하였으나
이 생에서의 연을 다함으로
스스로를 추스르지 못하고,
결국 부질없는 마음을 낸 탓에
살아생전 또 다른 업을 더하고,
업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안타깝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미 세상을 하직한 사람에게는
어떠한 연유를 더한다고 하더라도
그 죄는 소멸되고 없는 것으로
이승에서 원망과 증오의 마음을 가질 때,
영가는 극락의 빛으로 인도되지 못하고
서성거리다 화를 불러들이게 됩니다.
그러니 죽은 이에 대한 생각은 다 접으세요.
죽은 사람의 기운은 물과 같고
산 사람의 기운은 흙과 같아서
죽은 사람을 생각하면 할수록
장대비에 흙이 쓸려가는 것처럼
내 몸과 마음의 기운을 앗아가
내 삶에도 장애가 오게 되는 것이니,
상대방에 대한 감정과 원망은
이제 지나간 부질없는 것을 깨달아
모두 내려놓으시길 바라옵고,
전생에서부터 이어져 온 업연이
금생에서 아픈 인연이 되어
잠시 머물다 가는 사람이니,
다음 생에 또 다시 얽히어
아픈 인연이 되지 않을 수 있게
좋은 마음으로 떠나보내시길 바랍니다.
성불하세요.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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