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저희 인연이 되는 인연인지
아님 끝난 인연인지 봐주시겠어요?
그 사람의 마음이 어디에 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제가 억지로 붙잡고 있어서 새로운 인연이
못 들어오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되고요.
다시 만나서 잘 될 인연이 아니라면
제가 먼저 보내줘야 될 것 같고,
이제 마음의 결정을 내릴 때가 온 거 같아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다시 인연을 찾아 주시니,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두 분의 인연은 같은 오행이나
음과 양이 서로 상극인 관계로
좋은 배합(配合)이 아닙니다.
음과 양이 다른 탓에
쉽게 의기투합이 되지 않아
의견의 일치를 보기가 어려운데다가
없으면 보고 싶은데,
있으면 별 거 아닌 것 같아서
만나면 늘 티격태격 다툼이 생기고,
항상 미묘한 신경전이 있어서
헤어짐과 만남이 빈번하게 벌어지기에
새 출발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허나 인생의 변하지 않는 법칙은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그 원인은 항상 숨겨져 있어
그 결과만이 눈에 드러날 따름이라
보이지 않는 것을 믿기란 어렵지만,
보이는 것만을 받아들이는 것은
깊은 성찰이 없어 일시적이고 무익하여
지나보면 헛수고에 지나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은
현재에 만족하는 사람이라고 하듯이
필요 이상으로 욕심을 내다보면
스스로 쌓은 업으로 돌아오는 과보에
한순간에 전락하고 마는 것이니,
내 마음의 테두리 안에서
나 자신의 싫고 나쁨만을 담아두지 말고,
상대방을 향한 성찰을 바탕으로 하여
내 인연의 시작과 끝을 떠올려
평생 아름다운 인연으로 남을 수 있도록
참된 복을 지으시길 바랍니다.
이 곳 부산 관용사에서
법우님의 향기로운 소식을 기다리며,
두 손 모아 축원 발원합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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