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이번에 맞선이 들어왔습니다.
그 남자의 사주를 풀이해보니,
도화살이 있는데다가
궁합도 좋은 편은 아니더라구요.
보이는 여러 가지 조건이
저와 맞지 않은 것 같은데,
제 인연이 될 수 있을까요?
만약 이 사람도 아니라면
제 인연은 언제쯤이나 올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이 곳 관용사를 찾아주시어 감사드리며,
이렇게 인연을 맺어준 부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천생배필이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상처 한번 없이 슬픔 한번 없이
자연스레 자신의 인연을 만나서
평생을 함께 하는 사람들은
전생에 지어놓은 복덕이나
부모와 선조들이 지은 공덕을
금생에 받고 있는 것일 뿐,
누구 하나 이유 없는 인연은 없기에
내게 유리하고, 내게 이익 되고
내게 좋은 인연만 취할 수는 없습니다.
무언가 찾는다는 것은
인고의 시간과 노력이 따르기에
그만큼의 희생이 있어야만 하며,
무언가 취한다는 것은
정성이 들어가는 일이기에
그만큼의 번뇌를 이겨내야 하므로
나에게서 그 원인을 찾고
상대에게서 그 해답을 찾아
스스로 바꿔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당장 공덕을 지었다하여
바로 이뤄질 수 없는 것과 같이
어렵게 만난 인연이
내 품에 머무르지 않고,
그저 스쳐가는 바람과 같을지라도
스스로의 인내를 시험함으로써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의 소중함과
그 가치를 일깨워주기 위함이니,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은 채,
자신의 기운을 바꿔 복전을 일구시어
선연의 씨앗을 틔워 가시길 바랍니다.
이 곳, 천마산 관용사에서
항상 부처님과 팔부신장님이
법우님을 옹호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성불하세요.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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