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제 큰 아이 때문에 걱정입니다.
또래 친구들은 군대를 가서
벌써 휴가를 나오는데,
우리 아이는 1년째 놀고만 있네요.
제 배로 나은 제 아들인데도
무슨 말만 하면 간섭하지 말라고 하니까
자식인지 상전인지 천불이 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이 곳 관용사를 찾아주시어 감사드리며,
이렇게 인연을 맺어준 부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법우님, 반갑습니다.
진실로 좋은 것은
아무도 혼자 소유할 수 없다는
인디언 명언이 있습니다.
우리네 중생이 실로 어렵게
사람의 몸을 받고 나와 살아가지만,
내 것이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도 길에서 살다
길 위에서 열반에 드신 것처럼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모든 존재는 끊임없이 변화하여
매일매일 생멸할 뿐이지요.
내가 배 아파 낳았다하여
내 품안에 자식이라는 생각은
과한 애정으로 전해질 뿐,
스스로 마음을 정하기 전에는
억지로 떼려야 뗄 수 없고
엮으려 해도 엮이지 않으므로
애끓는 자식 또한
제 살 길을 찾아 나설 때,
떠나보내야 하는 인연입니다.
결국 내 몸을 잠시 빌려
이 세상에 태어난 인연일지라도
자신만의 인연법을 따라가는 것임에
부모라는 기준으로
자식에게 과한 분별심을 내어
모두 괴로움의 바다로 다가설 필요는 없음이니,
아드님께서 어두운 길에 이르렀을 때,
온전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님의 지혜로써 등불을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이 곳, 천마산 관용사에서
항상 부처님과 팔부신장님이
법우님을 옹호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성불하세요.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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