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오랫동안 사귀었던 사람과
얼마 전에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라고 사과했지만,
제가 참지 못하고, 끝내자고 했어요.
그 후로 연락이 왔었지만,
미련스럽게 제가 다 밀어내 버리고,
이제야 후회하고 있네요.
다시 함께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이 곳 관용사를 찾아주시어 감사드리며,
이렇게 인연을 맺어준 부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곳을 찾으시는 분들은
법우님과 같은 애정사연이 많습니다.
그 사연의 공통점은
늘 그 원인의 대상을 모른 체,
상처를 내어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이지요.
허나 이미 원인을 알고 있고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도 알았으니,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면 됩니다.
나로 인해 얽힌 매듭은
오직 나 자신만이 풀 수 있습니다.
사실 누구나 그 이치를 깨닫고
속으로 수백 번 다짐을 하면서
심란한 마음을 잡아 보려고 하지만,
시시각각 수백 번의 번뇌가 일어나
희망과 좌절, 기쁨과 슬픔을 넘나들기에
실천으로 옮기는 게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모든 것은 변하고,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모든 인연의 모습은
좋아졌다 싫어졌다 반복하면서
나의 업연에 이끌려 가는 것임에
나의 마음이 흔들린다면
나의 의지에 힘을 실어줄 수 있게
기도를 방편으로 삼아보시고,
내가 뿌린 나쁜 씨앗으로
처음부터 다시 밭을 일구어
선한 열매를 맺어야 함이니,
조급한 마음은 버리고,
내 형편에 맞게 행하고 실천하여
진정 원하는 인연을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이 곳, 천마산 관용사에서
항상 부처님과 팔부신장님이
법우님을 옹호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성불하세요.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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