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어릴 적에 아버지를 여의고
엄마, 오빠, 저 셋이서 살았어요.
늘 돈이 없어 궁핍하게 살다가
이번에 오빠가 취직이 결정되자
독립한다고 집을 나갔어요.
오빠는 생활비를 보내준다고 하는데,
엄마도 저도 서운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네요.
저 혼자 엄마를 보살필 수 있을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법우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어머님을 생각하는 효심에
스님의 마음도 참으로 흐뭇합니다.
樹欲靜而 風不止, 子欲孝而 親不待
수욕정이 풍부지, 자욕효이 친부대
나무는 조용히 있고 싶어도
바람이 그치지 않고 불어와 흔들어대고,
자식은 효도를 하고 싶지만,
부모님은 그것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어머님이 가장 바라는 것은
자식들이 제 꿈을 이루어
본인보다 잘 사는 모습일 것이나
어머님의 마음을 헤아려 주지 못한
아드님의 모습에 상심이 클 것이니,
옆에서 마음을 잘 다독여 주셔야 합니다.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그 이후에도 다른 이에게 불려지는,
나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이름이
바로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영원한 선물이자 징표가 되듯이
혈연으로 맺어진 인연은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는 것임에
오빠에 대한 서운함은 접어두도록 하세요.
혜택 받지 못한 괴로운 생활도
풍부하고 깨끗한 축복된 생활도
오직 자신이 지은 업의 결과이거니와
미생 전에 지었던 전업은
한 치의 외상도 없이
현생에 그대로 투영되는 것으로
어머님을 향한 지극한 효심이
인과의 이치를 따라 차곡차곡 쌓여가
공덕으로 회향 받게 될 것이니,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시어
간절한 바람을 이뤄 가시길 바랍니다.
밝고 행복한 앞날에
부처님의 가피력과 자비광명이 함께하시기를
스님 온 마음을 다해 축원 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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