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오늘 또 다투고 헤어졌어요.
제 마음은 진짜 그게 아닌데,
하고 싶은 말은 못하고, 투정을 부리게 됩니다.
그 사람의 사소한 행동에도
저는 왜 이렇게 초조해 하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간절히 바랄수록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서
눈만 감으면 이상한 상상을 하게 되고,
마치 제가 무엇에 씌인 건 아닐까 싶습니다.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천마산의 부산관용사와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사랑이 너무나 괴롭힙니다.
정이 너무나 피곤하게 만듭니다.
내 마음을 몰라서 너무나 슬픕니다.
지금 겪고 있는 아픔도 사랑이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것도 사랑이고,
인연이 깊을수록 애달픈 게 사랑입니다.
많은 추억을 함께 한 인연이지만,
항상 한 마음 한 뜻으로 살아갈 수는 없기에
다툼과 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꿈을 간절히 바라면 현실에 가까워지지만,
인연에 있어 애욕(愛慾)을 간절히 바라면
점점 더 마음에서 멀어지게 될 뿐입니다.
無上甚深微妙法 百千萬劫難遭遇
무상심심미묘법 백천만겁난조우
我今聞見得受持 願解如來眞實意
아금문견득수지 원해여래진실의
참으로 참된 법은 만나기 어렵고,
설혹 만났다 해도 알기 어려우며,
알게 되었다 해도 깨닫기 어렵다.
하늘이 정해준 필연일지라도
그 인연을 지키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없다면
그건 진정한 필연이 아닐 것입니다.
스치는 인연이라 할지라도
그 인연을 지키려는 노력이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필연으로 향한 길인 것이지요.
모든 것은 내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듯
행복도 불행도 다 내 마음에서 오는 것이니,
먼저 나 자신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만 바라지 말고,
오히려 기꺼이 안아주겠다는 서원을 세워
그 분의 마음을 배려해 보도록 하세요.
믿음이 확고하면 의심이 사라지고,
의심이 사라지면 행복이 찾아오는 것이니,
마음을 내려놓는 수행이 약이 될 것입니다.
부처님과 맺은 소중한 인연에 따라
여유로운 마음으로 기도 정진하시어
행복한 날들을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이 곳 부산 관용사에서
재회와 화합의 기쁨을 누리실 수 있도록
소승 또한 기도 발원드리겠습니다.
날마다 좋은날 되소서!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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