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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나를 일으켜 서로를 살리는 사랑을 하세요.

무진스님 2014. 10. 26. 18:48

 


 

 
[즉문]


스님,
왜 진작 알지 못했을까요?


항상 가까이 있어서 귀찮게 하기도 하고,
짜증내기도 하고, 투정도 부렸는데,
그 사람은 많이 힘들었나 봐요.


내가 누구보다 사랑하니까
내 맘을 다 알아줄 거라 생각했는데,
잠시 시간을 가지자고 하네요.


당분간 어떠한 연락도 만남도 없이
떨어져 있어보자고 하는데,
제가 어떡해야 다시 돌아올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부산 관용사와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늦봄의 왕벗꽃이 만발하게 핀 5월로 접어들어
내 마음의 땅에 심어 놓은 업의 씨앗도
바람을 만나고 햇빛을 받아 싹을 틔우고,
결실을 맺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허나 알게 모르게 지은 업보로 피어난 꽃은
유채꽃마냥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거를 후회하고, 지금을 부정하게 됩니다.


그저 마음 따라 움직였을 뿐인데,
고유한 실체를 지니지 못한 감정에 빠져
너무나 많은 기대를 하게 된 탓이지요.


겉으로 보이는 사랑의 달콤함과는 달리
그 밑에 흐르고 있는 인연의 법칙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너무나 냉엄합니다.


깊은 정을 주고받는 사이라고 하여
나만의 행복을 얻고자 함부로 하였다가는
오히려 무서운 업보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즉, 뿌린 대로 거두는 인과 법칙에 의해
오직 내가 짓고 내가 받는 것이니,
그 고난을 감수 할 수가 있어야 합니다.


나만의 감정에 집착하여
갖가지 망상을 일으키게 되면
그것은 서로를 죽이는 사랑이요.


상대방의 감정을 소중히 하여
이해와 배려로 포용하게 되면
그것은 서로를 살리는 사랑입니다.


나의 업이요, 현실이기도 한
지금의 고통스런 마음을 다독여
상대를 향한 축원으로 기도해 보도록 하세요.


나를 위한 참회기도로 업을 풀고,
상대를 위한 축원으로 인연의 장애가 사라지면
결국 인과법을 따라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소승 또한 이 곳 부산 관용사에서
재회와 화합의 기쁨을 누리실 수 있도록
그 간절한 바람을 담아 축원하겠습니다.


날마다 좋은날 되소서!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