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네요.
언제나 긍정적은 맘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다시금 또 우울해지네요.
요 며칠간 하루 종일 집에 있다가
너무 답답해서 나오긴 했는데, 많이 생각나네요.
더 그립고 보고 싶고,
함께하지 못해 서럽고 그러네요.
기다림과 인내심이 조금씩 지쳐가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포기할 건 아니지만요.
제가 너무 가엽고,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부산 관용사 소승과의 인연을 다시 찾아 주시니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가을의 문이 열리는 것 같은 시원한 바람인데,
사연을 보니, 소승의 마음이 추워집니다.
안타까운 인연이 잘 풀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상담을 하나,
들려오는 소식은 제 바람과 반대인 경우가 많아서
아직 공부가 짧아 부족한 소승을 뒤돌아보게 합니다.
누구라도 법우님과 같은 마음이 다 일어날 것이나
지쳐 간다는 의미를 곰곰이 되짚어 보면
그저 스치는 인연에 그저 스치는 사랑을 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속세에서 살아가는 사부대중은
과거에 대한 추억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현재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고 약화되기 때문에
은연 중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를 만들곤 하지요.
미련이나 앞으로 닥쳐 올 것에 대한 불안 때문에
현재 자기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심을 갖게 되고
정성어린 시기를 바로보지 못하곤 합니다.
불교에서는 이를 마장(魔障)이라 하여
기도를 하고 있거나 기도를 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휘말리게 되는 장애라고 하지요.
기도 중에는 일체부정이 없어야 하는데
이 마장(魔障)에 마음을 빼앗겨 휘말리고 말았으니,
지금 스스로를 의심하여 아픈 겁니다.
고작 하루 이틀 하여 이루어지는 기도라면
어느 누구 하나 기도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아니 있겠습니까?
기도란 정성, 노력, 신심이 일체가 되는 것이기에
일념으로 의식을 집중해서 정진해 가다보면
그 공덕이 쌓여 망상이 끼어들지 못하는 법입니다.
현혹되지 않고, 끌리지 않는 것이 참다운 기도이며,
헛된 감정을 비우는 것이 공덕을 쌓은 마음의 자세인 것이니
수행의 가치를 깨닫는 나날로 만들어 가도록 합시다.
지혜는 밝아지고, 덕은 넓어지고, 복은 두터워 질 수 있도록
부처님의 자비광명과 가피가 온전히 닿기를
이 곳 부산 관용사에서 기도하겠습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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