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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인내의 시간 없이는 그 어떤 발전도 없습니다(인연)

무진스님 2015. 1. 15. 21:35

 


 

 
[즉문]


스님~ 안녕하세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데 건강하신지요?


궁금한 점이 생겼어요.
그 동안 제 마음이 많이 혼란스럽고, 너무 힘들었던지라....
일단은 부적처방으로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는 모 아니면 도다...
이런 심정으로 버티며 살았습니다.


부적의 효험인지 예전보다는 죽을 것 같지 않고 
그 마음도 예전처럼 절절하지는 못한 상태지만,
잊지도 못하더라도 그저 그렇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은 제 노력이 또다시 헛수고가 되는 게 싫어서
그 사람과 저의 인연이 다시 이어질 것이 아닌데
억지로 제가 잡는건가 하는 생각이 기도를 방해합니다.


일심으로 신심을 다해도 될까 말까인데,
이런 생각이 드는 게 잘못된 것일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부산관용사의 소승과의 인연으로 다시 찾아 주시니 부처님께 감사드리옵고,
언제나 변함없는 마음으로 소승을 챙겨주시는
법우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래요.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며,
곱게 물든 나뭇잎이 하나둘 떨어지는 것을 보니,
가을이 문턱에 왔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처음은 끌림이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였으나
그 뒤의 이야기는 세찬 바람이 휩쓸어갈 듯 했습니다.


지금 아상을 이야기한 것처럼 그대로 실천하면 좋으련만,
그 상을 버리지 못하고, 자꾸만 아집을 더해가니,
소승이 잘못 보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군요.


성급한 마음을 접으라 하였는데 갈수록 집착이 더해가고,
소망을 이루고자 하는 정성이 부족하여
기도에 소홀함이 있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행복할 수 있는 여러 조건을 갖추고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까닭은
오직 쉬고, 비우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집안 환경과 애정 문제, 여의치 않는 생활이
법우님의 마음을 더욱 아집으로 똘똘 뭉치게 하는데,
지금의 아픈 마음을 어느 누가 달래줄 수 있을 런지요?


본인의 업장이 두터워 시련의 고난이 이여지고 있으니,
어찌 의지처를 찾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이는 스스로가 짊어지고 가야할 수행의 여정인 것이니,
부처님을 의지처로 삼아 조급한 마음을 달래고,
인내로서 고통과 시련의 짐을 덜어 보시기 바랍니다.


기다림으로 참고 인내하는 것은
말하고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나
인내의 시간 없이는 그 어떤 발전도 없습니다.


가까운 곳에 계신다면
말동무가 되어 드릴 수가 있을진데,
바로 뒤에 사찰이 있다고 하셨으니,
기도에 박차를 가하여 보심이 어떨까 합니다.


두 분의 인연이 아직 어떻게 이어질지는
법우님의 마음과 정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니
지금은 기다려 보기로 합시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