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지긋지긋한 구설에서 벗어나고자
열심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도를 잘못하는 건지
집중하려 해도 머리 속에 잡념이 가득해서
허송세월만 보내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이제는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은데,
괜히 또 다른 시비를 만드는 건 아닐까
많이 두렵기도 하구요.
진언 외우는 기도 외에
제게 맞는 기도를 알려주시면
성심 성의껏 하고 싶습니다.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법우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낙심과 절망 속에서 우왕좌왕하기에는
우리의 인생은 너무 짧습니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사람을 만날 때
나와는 다른 '마음의 언어'를 가졌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어른의 마음으로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는
결코 아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며,
이성과 과학적 사고로 접근하는 무신론자는
독실한 신앙인의 믿음을 비웃을 수밖에 없고,
밝고 사교적인 사람은
내성적이고 우울한 사람이 한심해 보일 것입니다.
이처럼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나를 알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마주할 때,
오해와 반목이 생기는 것입니다.
믿음이 억지 강요로 되지 않듯이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자 한다면
나의 기준을 내세우지 않아야 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하면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설 수 없고,
이해도 되지 않고 소통도 되지 않습니다.
항상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견지하고,
상대방이 처한 환경과 보는 방식으로
나의 시각을 전환해보고 생각해야 합니다.
기도도 이와 다르지 않음이니,
나의 믿음과 이루고자 하는 의지에 따라
꾸준히 정성을 다해 하시면 됩니다.
정해진 형식에 얽매이지 마시고,
마음에 닿는 불경이나 법문을 정하여
틈틈이 기도하시길 바랍니다.
조급해 하지도 불안해 하지도 말고,
내 안의 의심과 두려움을 떨쳐내어
달라진 모습으로 찾아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밝고 행복한 앞날에
부처님의 가피력과 자비광명이 함께하시기를
스님 온 마음을 다해 축원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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