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너무 속상합니다.
이번에 가족 모임이 있는데,
남편이 자기 친구들 모임이 있다고
저보고 혼자 다녀오랍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좋게 생각하려해도 가슴만 답답하고,
너무 야속해서 화가 나네요.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이혼하고 싶은데,
이런 남편의 행동...
제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법우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우선 진정하고
마음을 가다듬도록 하세요.
스님이 보기에 부부의 연을 놓고 싶지 않으나
남편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없기 때문에
억한 심정을 내어 감추고 있는 듯 합니다.
앞으로 잘될 거라는 믿음이 있으면
그 과정이 힘들어도 버텨낼 수 있으나
자신조차 믿을 수 없어 화가 나는 것이지요.
이미 다툼은 일어났고,
당장 해결하려 들수록 화만 키울 뿐이니,
한걸음 물러나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내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은
훗날 자신이 건너야 할 다리를
부숴버리는 것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밉다고 미움으로 대하면
매일 얼굴을 볼 때마다 화가 날 것이니,
미워할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나 자신입니다.
서운함을 원망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성내는 사람 앞에서도 마음을 고요히 가질 것이며,
모두 역행한다 하여도 동조하지 말아야 합니다.
참을 수 있는 것을 참는 것은 일상의 참음이요,
참기 힘든 것을 참는 것은 진실한 참음이며,
참을 수 없는 것을 참는 것은 수행의 덕입니다.
헤어나지 못하는 미움과 고통은
그저 지나가는 미망(迷妄)일 뿐이니,
부처님의 불법에 의지하여 비워내도록 하세요.
이러한 미망에서 벗어나
힘든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것이
백년해로하고 천생연분으로 맺어진 부부입니다.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살고 있는 현재에 보다 충실하여
결코 무너지지 않는 행복의 길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밝고 행복한 앞날에
부처님의 가피력과 자비광명이 함께하시기를
스님 온 마음을 다해 축원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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