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인연이 따로 있는 걸까요?
떠나간 사람을 기다리는 중에
저에게 다가온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분명 재회를 바라고 있는데,
새로운 인연이 끌리기도 하고,
정말 제 마음을 모르겠어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다시 인연을 찾아 주시니,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고목이 봄을 맞이하는 격입니다.
엊그제 겨울의 문턱을 지나
어느새 마음에 봄바람이 찾아와
울긋불긋 꽃을 피웠습니다.
이 상황이 혼란스러워
다소 움츠려 들 수는 있으나
서로에 대해 알아갈수록
진가를 발휘하게 되는 인연으로 보이니,
내 마음을 관조해 보도록 하세요.
自己心爲師 不隨他爲師
자기심위사 불수타위사
自己爲師者 獲眞智人法
자기위사자 획진지인법
스스로의 마음을 스승으로 삼아라.
남을 따라서 스승으로 하지 말라.
자기를 잘 닦아 스승으로 삼으면,
능히 얻기 어려운 스승을 얻는다.
- 법구경(法句經) 中 기신품(己身品) -
스님이 조언을 해 드릴 수 있으나
그 선택은 오롯이 본인의 몫입니다.
지금처럼 미적대면서
이도 저도 아니게 행동하다가는
더욱 마음이 산란해질 뿐만 아니라
오히려 찾아온 인연에게
괜한 오해로 미움을 받거나
쓰라린 상처로 기억이 남게 될 뿐이니,
내 마음의 이끌림을 받아들일 때,
참된 인연을 찾을 수 있음을 명심하시어
힘찬 걸음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이 곳 부산 관용사에서
법우님의 행복을 위해 기도드리며,
향기로운 소식이 들려오길 기다리겠습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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