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전에 상담했을 때,
제가 전생에 지은 업이 많다고 하셨는데,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동료와의 마찰로 구설이 돌아서
잘 다니던 회사를 쫓기듯이 관두자
남자가 되서 고작 그런 일로 관두냐고 하네요.
괜한 자격지심에 친구와 대판 싸우고,
부모님께는 대들고, 동생에게는 화풀이 하고,
진짜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습니다.
고작 일자리 하나를 잃었을 뿐인데,
사람들이 왜 저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요?
이게 다 업 때문이라면 어떻게 없애야 하나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부산 관용사와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몸으로 입으로 생각으로
업을 받고, 업을 짓고, 업을 소멸하며 살아갑니다.
업장소멸(業障消滅)이란,
지금까지 지은 업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새로운 업을 짓지 않음을 말합니다.
내가 그에게 은혜를 입었는가?
그가 나에게 은혜를 입었는가?
도울 수 있는 연(緣)을 만난 것은
내가 그 사람에게 은혜를 입은 적이 있기에
지금 은혜를 갚고자 함입니다.
허나 내가 그를 도운 것이 아니라
그가 내가 지은 선업이 소멸되도록
나를 도운 것이라 생각해 보세요.
선한 과보에 선한 마음을 더했으니,
이는 찬란한 공덕이 되어
앞으로의 삶을 밝히는 등불이 됩니다.
내가 그에게 원한을 가졌는가?
그가 나에게 원한을 가졌는가?
그가 나에게 원한을 가졌다면
내가 그에게 아무리 잘해 주어도
서로에게 피해를 주는 관계가 될 것입니다.
허나 그가 나에게 원한을 가진 것이 아니라
나의 악업이 소멸케 도와준 것이라 여기면
이 또한 감사할 일이 됩니다.
그렇기에 은혜와 원한을 감싸 안아
모든 인연에 감사함을 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업장 소멸의 공덕이 되는 것입니다.
억울함의 진실을 밝히려고 할지언정
누가 그르네, 누가 옳네 하는 시시비비로
원망과 분노 속에서 살지 마세요.
미움과 원망으로 나를 채우면
악업을 받고, 악업을 짓게 될 뿐,
악연의 윤회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행복은 선업의 소멸을 위한 단 약이고,
불행은 악업을 소멸을 위한 쓴 약인 것이니,
행복과 불행에 집착하지 마옵소서!
모든 것을 운명이라 생각하여
캄캄한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지 말고,
내 삶을 당당히 개척해 나가도록 하세요.
이 곳 부산천마산의 관용사에서
소승이 잊지 않고, 축원드릴 것이니,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나가도록 합시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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