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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나만을 내세우면 사랑의 시작도 유지도 어려운 것입니다.

무진스님 2014. 11. 23. 19:26

 


 

 
[즉문]
 
스님,
그 사람과 재회했습니다.
 
먼저 전화가 와서
다시 돌아온 거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또 떠날 거라면 난 싫다고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했더니,
자기도 마지막이라고 하더군요.
 
아직도 속을 알 수 없고,
믿음도 많이 사라진 상태라
매일매일 불안하네요.
 
이제 다시는
이별하는 일은 없겠지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부산 관용사와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우선 축하드립니다!
 
기다리던 분이 돌아오셨으니,
서로 이해하고 서로 감싸주며
알뜰살뜰 행복한 인연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옛사람들이 불을 만들 때,
나무판 위의 나무를 쉼 없이 마찰시켜
불씨를 만들고, 불길을 키워나가지요.
 
불씨가 일어나기 전에 포기하면
애써 일으킨 열기가 싸늘하게 식어서
다시 시작하기가 더욱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랑도 이와 같아서
믿음에 끈기가 없는 사람은
사랑의 시작도 유지도 어려운 것입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사랑은
본능의 욕망과 소유, 남과 나라는
분별을 여읜 대자대비한 사랑입니다.
 
혈연으로 이어진 부모 자식간의 관계로
업연으로 맺어진 남녀간의 관계로 이뤄진
본능적인 사랑을 더욱 승화시켜서
 
남녀간의 관계를 뛰어넘고,
부모 자식간의 관계를 뛰어넘는
큰 사랑으로 발전시키라고 말씀하셨지요.
 
지난한 권태기를 만나면
재처럼 싸늘하게 식어버린 채
원수처럼 등 돌리는 사랑을 하지 말고,
 
욕망의 다음 단계에 오는 인정,
그 인정의 다음 단계에 찾아오는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을 성취할 수 있게
 
부족한 것, 덜떨어진 것, 병든 것,
늙은 것, 추한 것, 마음에 안 드는 것까지
분별없이 포용하는 마음을 내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부처님의 대자대비라고 부르는
진정한 사랑의 발현인 것이니,
 
나만을 위한 사랑이 아닌
우리를 위한 사랑을 일깨워
나를 위한 소유의 대상에서 벗어나
 
부처님의 대자대비한 큰 사랑으로
두 분의 인연을 아름답게 이어나가시길
소승 기도 발원 드리겠습니다.
 
날마다 좋은날 되소서!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