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오늘따라 마음이 한없이 무겁습니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산 지, 10년,
남편은 제 말을 잘 들어주지 않고,
아이들은 다 커서 같이 할 수 있는 게 없고,
늘 혼자만 집에 있다보니,
밥 해주고, 빨래 해주는 식모가 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고생이 모두 부질없이 느껴지고,
답답하고, 서글프고, 말로 어찌 다 표현할까요...
그저 이곳에서 나가서 살아보고 싶습니다.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법우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스님이 보기에는
법우님은 정말 행복한 사람에 속합니다.
다만 애정 표현이 서툰 가족분들에 대한 서운함과 실망,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과 법우님의 처지를 비관하여
그리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분가의 소망만 이루신다면 더욱 행복하시겠지만,
잘 자라준 자녀분과 강건한 남편분이 계시니,
불행한 사람은 아니지 않습니까?
물을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글고,
네모난 그릇에 담으면 모서리가 있는 네모가 되듯이
지금처럼 밝지 못한 마음으로 굳어지면 안 됩니다.
우선 나쁜 것을 생각하지 마시고,
법우님과 가족이 함께하는 주위의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 보세요.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며,
하루세끼 거르지 않고, 공양을 할 수 있고,
걱정 없이 수행에 전념할 수 있는 도량을 받았으니
세상에 더 이상 바랄게 없다 하겠습니다.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알면 더욱 큰 복록을 불러오고,
청정한 마음은 행운에 행운을 불러옵니다.
간혹 악한 마음이 번뇌가 되어 괴롭힐 때는
기도로써 믿음으로써 극복해 내도록 합시다.
헛된 정성도, 헛된 참음도, 헛된 노력도 없습니다.
지금처럼 그렇게 수백 수천번씩 되뇌이는 그 말은
그냥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법우님의 원력으로 차곡차곡 쌓여가며,
결국 세상을 살아나가는 밑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한번 더 생각하고, 한번 더 일어선다는 마음가짐으로
스님과 정성을 다해 노력해 보도록 합시다.
이 곳 부산 천마산의 관용사에서 좋은 소식을 기다리며,
법우님의 행복한 앞날을 위하여 온 마음을 다해 축원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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