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오랫동안 한 사람만 사랑했습니다.
아픈 이별도 몇 번이나 겪었고
정말 이번에는 모든 방법을 써서라도
잡고 싶었고 그렇게 될 거라 믿었습니다.
이토록 죽자 살자 노력하는데도
그리움과 후회로 몸서리치는 제가
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바뀌지만,
이대로 모든 게 끝날 수 있게
그냥 다 놓아버리고 잊고 싶습니다.
제가 여기서 포기한다면
저의 인연은 끝나는 거겠죠...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법우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수적천석(水滴石穿),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
단단한 바위를 뚫는다.
보통 속세의 중생들은 과거에 대한 추억과
미래에 대한 불안 내지는 막연한 두려움이
복잡하게 뒤섞여 머리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목숨을 내놓아도 좋을 것 같은
불같은 사랑을 하다가도
마음이 식어버리기도 하는 까닭이기도 하지요.
망상이라고 하는 것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공연히 일어나
소중한 순간을 바로 보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한 때에 손을 놓아버리면
하늘이 내려준 연분이라 하더라도
그 인연은 맺어질 수가 없습니다.
내가 일으킨 망상에 눈을 가린 채,
속 깊은 마음을 알아채지 못하고,
서로가 그리워하며 잊혀지고 말겠지요.
그러나 내가 기억하고 있으면
누구도 나를 잊었다 생각하지 않고,
그 누구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마음이 돌아섰더라도
내가 알고서 진심을 다해 표현하면
돌아섰던 마음도 다시 돌릴 수 있는 것이나
서로 포기하고 돌아서면 이루어 질 수가 없습니다.
지금과 같은 마음 또한 망상일 뿐이니,
또 다른 미련과 후회를 만들기 전에
나의 마음과 감정을 관조하도록 하세요.
간절한 마음과 순수한 생각으로
나의 의식을 집중하여 정진해 가다보면
그 어떤 망상도 끼어들지 못합니다.
망상에 이끌리지 않는 것이
참다운 기도이며
공덕을 쌓는 마음의 자세인 것입니다.
물론 쉽지 않은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만
쉽지 않기 때문에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니,
조금만 더 꾸준히 노력해 가도록 합시다.
밝고 행복한 앞날에
부처님의 가피력과 자비광명이 함께하시기를
스님 온 마음을 다해 축원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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