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올 한해도 저물어 가네요.
화난 마음을 잠재우고 나니,
이제는 지난 추억과 그리움이 일어나
저를 또다시 괴롭히기 시작하네요.
시간이 약이라고들 하지만,
눈 뜨면 답답한 가슴만 끓어오르고,
떨쳐낼 수가 없어요.
저만 이렇게 애 끓는 건 아닌지
사는 게 너무 답답하고, 허무하고,
과연 끝이 있기는 할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법우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감정의 시작이 있으면
그 끝도 있는 것으로
영원한 감정이란 없습니다.
다만 원하고 바라면서도
갖지 못한 애정이
애증으로 변해 아플 뿐이지요.
그 아픔은 영원하지 않으나
약해진 몸과 마음에 지쳐
상처가 더디게 낫는 것입니다.
사람이 성장기에 키가 크면서도
아침에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다가
뒤돌아보면 훌쩍 자라있는 것과 같지요.
우리의 몸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키가 크고 있다는 사실을
매일매일 느끼지 못할 뿐입니다.
왜 들어주지 않으실까?
왜 나만 힘들고 아플까?
하는 의구심에서 시작한 기도일수록
부정적인 생각으로 우울함을 더할 때,
약해진 마음은 점점 더 쓰러져가
결국 건강까지 잃어버리고 말지만,
긍정적인 생각으로 희망을 더할 때,
지친 몸과 마음은 점점 강해져가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 모든 상황이 지나간 이후에
포기하지 않고 이겨낸 자신에게
감사의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냐?
아픔으로 가득한 고통의 시기를
후회의 눈물로 보낼 것이냐?
하는 결정은 자신의 몫이니,
어제보다는 오늘을
오늘보다는 내일을 기대하여
훗날의 복록을 이뤄 가시길 바랍니다.
밝고 행복한 앞날에
부처님의 가피력과 자비광명이 함께하시기를
스님 온 마음을 다해 축원 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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