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제가 뭘 어떡해야 할까요?
저에게 잘해보자고 하고선
술에 취해 힘들어하는 그의 모습에
눈물이 났습니다.
먼저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에
장난을 걸고, 애교를 부려도 절레절레 하길래,
섭섭한 마음에 다투었는데, 많이 미안하네요.
정말 좋아하는데, 지쳐요.
이러다 다시 헤어지게 될까 겁도 나구,
많이 힘들어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이곳 부산 관용사의 소승과 인연이 되어 반갑습니다.
서로를 아끼는 마음은 알겠으나
깊은 속은 꽁꽁 감추어 두고만 있으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해 한다는 것은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과정에서의 다툼을 피하고자 함이지,
감정이 앞서는 사랑의 충분조건은 될 수 없지요.
어느 날 갑자기 불길처럼 활활 타오르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지는 것이 감정이란 놈이니,
사랑도 항상 한결같을 수는 없음을 아셔야 합니다.
실패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듯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이정표라 했습니다.
우선 상대방을 잘 안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다시 천천히 다가서는 기회로 삼아
온전한 속마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합시다.
장난과 애교도 분위기가 중요하듯
어떤 성격, 어떤 마음, 어떤 생각인지 살펴보고
조심성 있게 다가서도록 하세요.
내 마음을 먼저 알아주지 못한다하여
섭섭한 마음을 내비치기 전에
진정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세요.
관세음보살과 같은 자비의 마음으로
현모양처로서의 역할을 다 하신다면
일등 부인의 애처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니,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에 벌이 찾아오는 것과 같이
걱정으로 가득 찬 무거운 몸과 마음을 비워서
현명한 지혜를 발휘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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