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안녕하세요. 스님!
지인의 소개로 좋은 분을 만나
가끔 식사도 같이 하고, 문자도 주고받으며,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근데 가끔 이해하기 어려운 말과 행동으로
저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터라
저에게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어요.
이 사람이 제 인연일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이곳 부산 관용사의 소승과 인연이 되어 반갑습니다.
망망대해에는 뱃길이 있고,
창창한 하늘에는 항로가 있는데,
우리네 인연에 어찌 길이 없다 할 수 있겠습니까?
이생에서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전생에서 7000겁의 인연이 있어야 하고,
검은 머리가 하얗게 백년해로하려면
그보다 더한 인연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우리네 삶은 사람과 사람의 부딪침에서 출발하여
갈등과 번뇌가 소용돌이치는 이 세상 속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할진대,
평생을 함께 할 님을 찾는 것이 그리 쉬울 리가 없지요.
남녀의 만남은 사랑과 지혜의 실을 엮어
둘이 하나가 되는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 가는 과정에 있기에
많은 갈등과 다툼으로 험난한 고비를 넘게 됩니다.
이 과정이 힘이 들어 감정이 앞서게 되면,
거칠고 날이 선 마음이 부딪혀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채,
고통스런 내일을 후회하며 살게 되고,
이 과정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면
외로웠던 삶에 웃음꽃이 한가득 피어나고,
적막했던 삶에 따스함이 온 가득 스며들어
희망 가득한 인생으로 변하게 됩니다.
후덕하고 온화한 마음은 감추려 해도
표정과 행동으로 자연스레 드러나듯
그동안 여물었던 향기가 서서히 퍼져나갈 터이니,
상대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다는 조바심으로
자신의 마음을 감추려 애써 밀어내려 하지 말고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으시길 바랍니다.
차곡하게 쌓아놓은 기도의 성취가
곧 도래하여 기쁨을 불러올 것이니,
소승과 함께 더욱 정진하도록 합시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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