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백일기도를 드리면서
집착도 번뇌도 많이 내려놓았는지
우리 사이에 평온도 많이 찾았습니다.
그런데 아직 나이차가 많이 나서 그런건지,
가끔씩 대화가 끊겨서 침묵이 흐르거나
서로의 행동을 이해 못해서
말다툼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아요.
기도 덕분인지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지만,
늘 제가 손해 보는 것 같아서 아쉬운 감이 있어서요.
이런 경우엔 어떤 게 더 효과적일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이곳 부산관용사의 소승과 인연이 되어 반갑습니다.
신심으로 정성어린 기도로
집착과 번뇌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이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잡념으로 얼룩져 가고 있으니,
오늘은 회초리를 들어야겠습니다.
믿음과 신심으로 집착을 가린 채,
아직도 탁한 마음속을 헤매고만 있어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이러한 고비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찾아와
껄떡고개를 넘듯 굴곡진 인연을 만들지만,
오히려 넘고 나면 서로에게 약이 되는 법이지요.
사랑에 있어 나이차는 큰 장애가 되지는 않으나
살아온 시간과 경험에서는 큰 차이가 있기에
나를 알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여자가 남자에게 듬직한 아버지의 등과 같은
자신을 지켜주는 사랑을 원하는 것처럼
남자도 여자에게 포근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안길 수 있는 사랑을 가끔은 원하지요.
사랑은 이리저리 재고 계산하거나
욕심을 내어 탐하는 게 아니라
베풀고 나누며, 키워가는 것이니,
오늘의 시련을 감사히 여기고,
그에게 어머니가 되어주겠다는 마음으로 다가서서
먼저 활짝 웃어 보시기 바랍니다.
관세음보살님과 같은 넉넉한 마음으로
때로는 어머니가, 때로는 연인이 되어준다면
원만한 사랑을 이룰 수가 있을 것입니다.
웃는 얼굴로 스스로를 낮추어 대하면,
햇님도 달님도 함께 웃는 기쁨이 있을 것이니,
견고한 마음으로 뜻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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