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남편이 이혼을 얘기합니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강행했던 결혼인데,
결국 이렇게 될 것이었나 봅니다.
그러고서는 못 해준 거 잘해준다고
연락도 안하던 사람이 먼저 연락도 하고,
갖고 싶어 했던 선물도 주네요.
제가 원했던 것은 이런 게 아닌데,
갑자기 달라진 남편의 모습에
더 숨이 막히고 힘이 들어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소승과의 뜻 깊은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지금 남편께서 한 마음을 내어
법우님이 원하는 대로 해 주고 계신데,
기쁘지도 행복하지도 않지요?
일전에 이러한 일들이 있으리라 짐작하여
서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였는데,
자신에게 집착하여 돌아보지 못한 탓입니다.
큰 욕심에서 작은 욕심으로
내가 원하는 바를 조금만 낮추어 보면
그 이상의 기쁨이 있을진대,
그 마음이 가벼워 지키기 어려우니,
감정의 흐름에 따라 휘청거리다가
결국 갈등의 골이 깊게 패이게 됩니다.
내가 하는 노력 여하에 따라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이 많은 것처럼
부부인연도 다르지 않습니다.
예전처럼 남편과 함께 있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좋고 행복하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남편이 힘든 만큼 자신도 힘들다면
이 모든 고통의 과정이 길어져
더 늦기 전에 결단이 있어야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남편의 마음이 남아 있음이니,
오롯이 자신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우선 좋지 않은 감정을 내려놓고,
왜 그랬을까 하는 망상에서도 벗어나
남편에게 해 주고 싶었던 일을 해 보세요.
한번 실수는 그리 힘든 것이 아님에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다 풀려고 하지 말 것이며,
감정에 호소하여 현실을 덮으려 하지 마세요.
현실의 고통이 금세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나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안으시길 바랍니다.
아름답게 찾아온 인연을
기쁨과 행복으로 꽃피워 가시길
부산 관용사에서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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