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저를 제외한 가족은
모두 교회를 다닙니다.
저는 불교를 믿고 싶은데,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서
한 달에 두어 번은 가게 됩니다.
교회에서 예배드릴 때,
저는 속으로 염불을 외고 있는데,
혹시 죄가 되는 건 아닌지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부산 관용사와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죄의 본성은 없습니다.
죄는 고정 불변하는 실체로써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마음의 짐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죄라고 하는 것은
교회나 절에 다니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을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몸을 빌려 태어나
본인의 의지로 지은 업을 따라
발현된 현생의 고과(苦果)이므로
나를 희생함으로써
타인을 이롭게 할 수 있다면
죄가 아닌 선업을 짓는 것이 됩니다.
불교에서는 부처님 앞에
촛불을 밝혀 향불을 태우고,
내 몸을 낮춰 삼보 예배를 드립니다.
이는 자신의 몸을 헌신하여
자비를 실천하셨던 부처님의 은덕을
찬탄하고, 따르겠다는 의미이자
나 자신을 스스로 낮추고,
나와 다른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여
깨달음을 얻겠다는 다짐으로써
깨달음에 대한 궁극적인 목표는
그 어떤 종교도 다르지 않기에
죄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초가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영롱한 빛과 그윽한 향을 발하듯이
자신의 신념을 올곧게 세워
스스로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
지혜로써 자비를 구하는 길이 됨이니,
나와 뜻이 다르다고 배척하기보다
진정한 나를 찾는 계기로 삼으시어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날마다 좋은날 되소서!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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