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너무나 답답하고 먹먹하네요.
연락이 오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제 나름대로 기도도 열심히 해보지만,
늘 마음이 편하지가 않아요.
그 와중에 선 자리도 들어와서
몇 번 만나도 봤는데 영 아니다 싶고,
그 사람 생각만 더 나네요.
우리 다시 만날 수 없을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다시 인연을 찾아 주시니,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아픈 사연만으로도 힘이 드는데,
그 애절한 마음에는 더한 아픔이 있겠지요.
사랑하는 사람을
백 명 가진 사람에게는
백 가지 괴로움이 있다고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한 명도 갖지 않은 사람에게는
수천 가지 괴로움이 있다고 합니다.
풍족해도 부족해도 채워도 비워도
괴로움의 번뇌는 피할 수 없어
저마다의 짐을 항상 지고 살아감이지요.
두 분의 인연은
좋다고도 나쁘다고 말할 수 없어
그 가능성을 기대해 봐야 할 것이나
모든 것은 나로 인해 생성되어
나고 죽고, 만나고 헤어지고,
어느새 이어지는 것이 인연인지라
어느 누구도 언제 어디서
만나고 헤어질지 알 수 없는 탓에
우선 감정의 장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또한 기도를 하면서도
내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것은
번뇌로 인한 마장인 것으로
기도하는 게 쉬워 보여도
간절한 마음을 담아 전한다는 것은
번뇌를 비우는 수행만큼 어려운 것임에
내 마음을 담는 행으로
기다림 속에서 기쁨을 찾으시어
진정 바라는 인연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이 곳 부산 관용사에서
법우님의 행복을 위해 기도드리며,
향기로운 소식이 들려오길 기다리겠습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 기타 안내 ♣ > ♣ 즉문 즉답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얕은 물은 요란하게 흐르고, 깊은 물은 차분하게 흐릅니다. (0) | 2016.03.18 |
---|---|
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헤어진 아픔에서 나를 비우고 채워가야 합니다. (0) | 2016.03.17 |
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나 자신의 어그러짐을 지난 인연의 문제로 삼지 마세요. (0) | 2016.03.15 |
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탐진치를 내려놓는 기도가 가장 수승한 마음가짐입니다. (0) | 2016.03.14 |
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내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세요. (0) | 2016.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