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먼저 연락을 했습니다.
신호음 뒤에 돌아오는 건
그 흔한 안부 인사도 아니고,
참으로 냉담한 반응이네요.
혼자 있는 시간이 좋다며,
누군가를 챙기고 신경 쓰는 것에 지쳤다면서
최종적으로 이별을 고하네요.
이대로 끝나는 건가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다시 인연을 찾아 주시니,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인생도 인연도
유위전변(有爲轉變)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지 않고,
내가 만든 인연을 따라서 변해가기에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지요.
인간은 습관적인 동물이라서
좋은 상태건 나쁜 상태건 간에
그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다 지나고 돌아보면
일시적인 사건에 지나지 않음을 알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찾아오고,
둥근 달이 이지러지고 채워지듯이
흘러가는 자연의 법칙인 것으로
자연의 일부인 인간 역시
결코 피할 수 없는 것임을
늘 염두에 둬야 할 뿐만 아니라
현란하게 피는 꽃도 한철이요,
푹풍뇌우도 한때라는 생각으로
나를 돌아보는 태도를 견지할 수 있을 때,
사랑이라는 감투로 감춰두었던
어리석은 욕심을 드러내고 비워내어
상대에 대한 배려와 포용을 더할 수 있음이니,
그 애절한 마음이 그대로 있다면
헤어진 아픔에서 나를 깨달아
재회의 결합을 이뤄 가시길 바랍니다.
이 곳 부산 관용사에서
법우님의 행복을 위해 기도드리며,
향기로운 소식이 들려오길 기다리겠습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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