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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나 자신의 어그러짐을 지난 인연의 문제로 삼지 마세요.

무진스님 2016. 3. 15. 21:30

 

 

 

 
[즉문]
 
스님,
이번에 취업을 했는데,
제 고향 동창이 일을 하고 있었어요.
 
서로 아는 척 인사는 했지만,
저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가는 것이 별로 좋지 않네요.
 
오랫동안 안전하게 다니고 싶은데,
혹 구설수가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다시 인연을 찾아 주시니,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우선 취업하신 것을 축하드리며,
그 마음은 이해되는 바가 있습니다.
 
비유하건대,
바람 앞의 놓인 등불처럼
깨진 거울 속의 내 모습을 보듯이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평소 가깝지 못한 인연을 만나
나 자신에게 어그러짐이 많을 것입니다.
 
인연이란 가고 오는 것이고,
나도 모르게 얽히는 게 인연이라
지나간 일에도 마음이 흔들립니다.
 
물론 내 마음을 잡는 것이
곧 행복의 시작인 것을 알지만,
뜻대로 다스리기란 쉽지가 않지요.
 
허나 지혜가 있는 사람은
이를 곧장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마음을 보기란 어렵고 미묘하나
불처럼 타올라 물처럼 식어가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노력함으로써
 
탐진치(貪瞋痴)에서 행복을 찾지 않고,
진심(眞心)에서 행복을 이끌어 내어
그 중심을 나로 채워가기 때문입니다.
 
결국 행복의 근원은
나에게서 시작되는 것임에
 
지금 불편한 이유를
지난 인연의 문제로 삼지 말고,
나에게서 찾아 해결해 가야 함이니,
 
외면하거나 피하려 하기보다
당당한 모습으로 용기 있게 나서서
복된 인연으로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 곳 부산 관용사에서
법우님의 행복을 위해 기도드리며,
향기로운 소식이 들려오길 기다리겠습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