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저는 한 사람에게
다 바친 바보 같은 사람입니다.
제가 다른 사람에게 보내려고,
수년 동안 헌신한 게 아닌데,
이제 무엇 하나 남은 것이 없네요.
제 속이 텅 빈 듯한데,
이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부산 관용사와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만남의 인연"이란
인생의 굴레를 따라 도는 것입니다.
옛말에 사람의 운명은
어머니 뱃속에서 정해진다고 하지만,
나의 선택으로 바꿔 갈 수 있습니다.
소승이 승려가 된 것은
본인 스스로 선택한 길이듯이
한 사람에게 헌신했다는 것은
법우님의 선택일 뿐,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닙니다.
이처럼 직접 선택한 일로
누군가를 원망할 수 없기에
차선책을 마련하여 노력해야 함이지요.
좌절은 한숨에 불안을 더하고,
포기는 눈물에 슬픔을 더하고,
후회는 내 삶에 상처를 더할 뿐,
잠시 멈추고 쉬었다가는 것도
나를 돌아보는 길이자
나를 챙길 수 있는 방편임에
아직 한창 나이인 만큼
크게 소리 내어 울어보기도 하고,
한바탕 웃음으로 다 떨쳐버리시고,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을 열어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정성을 들이시어
새로운 선택으로 새롭게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날마다 좋은날 되소서!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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