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아파 죽겠어요.
그 남자가 너무 미워 죽겠어요.
제가 전생에 그 남자한테 죄를 많이 지었다고 해도
어떻게 저한테 그렇게 모질게 대하나요?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라도 들었다면
이렇게 아프고 미워하지도 않을텐데...
어떻게 해야 해요. 너무 미워요. 그 남자가...
제 마음 좀 잡아주세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소승과 인연이 되어 반갑습니다.
제주도는 겨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쌀쌀한 날씨입니다
오색단풍이 장관을 이룬 한라산의 단풍도 추위에 움츠러드는 듯하여
세월의 무상함이 절로 느껴집니다.
철천지 원수일지라도 한 생각 넓게 쓰면
용서하고 포용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한 생각 옹졸하게 쓰면 아무리 친한 사이에도
조금 귀에 거슬리는 소리에 서로 칼부림이 일어납니다.
본 마음자리는 넓고 옹졸한 게 없지만,
스스로가 옹졸하게 써서 그런 것이니
넓은 마음을 구애 없이 쓰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소리없는 소리 중에서>
한번 실패한 농사는 일 년 고생이지만,
어긋난 인연은 평생 괴로워하며 자책을 하지요.
인연이기에 사랑하고, 인연이기에 헤어지고,
인연이기에 행복하고, 인연이기에 불행하고,
인연이기에 웃음짓고, 인연이기에 눈물나고,
인연은 나와 상대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님을 아셔야 합니다.
단지 서로의 마음이 한결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기에 괴로움이 일어나고,
그 상처가 덧나서 상대를 미워하고 증오하게 되고,
자신을 아프게 하는 것입니다.
상대에 대해서 신경을 너무 곤두세우지 마시고,
자신을 돌보고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하세요.
남을 용서하는 것은 신명나는 것입니다.
세차게 일던 비바람도 어느 순간 물러나면 밝은 해가 비치듯
기도정진으로 시련과 고통을 감내하면 업장이 소멸되어
어느새 지혜가 생겨 향기로운 인생의 장문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살아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것입니다.
소승과 함께 기도 정진을 하시어
마음이 울리는 밝고 따뜻한 노래로
가슴을 채워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늘 부처님과 달마부처님의 가피로
행복하시길 기도발원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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