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한없이 울었어요.
제 자신이 너무나 싫어서 울었고,
예전처럼 취하면 어김없이 저를 찾아오는
그 사람의 이기적인 모습에 울었어요.
염치없고, 가증스럽기 이를 데 없다고
제발 뻔뻔한 짓 좀 하지 말라고
여러 번 화를 냈어요.
그리곤 바로 울며불며 기도했어요.
그 사람이 애타게 돌아오길 바라는
너무나 어리석고 한심스러운 저 때문에
너무나 힘들다고 기도했어요.
이런 저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님께 기대어
늘 힘들게만 하는 것 같아
항상 감사하고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소승과의 인연을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꾸 엇나가는 두 분을 보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지금은 애타는 기대감 때문에
아쉬울 때만 찾아온다는 생각에 힘들겠지만,
생판 남이 되어 연락조차 오지 않아
애 태우는 것보다는 나은 게 아닐까 합니다.
아직 인연의 끈이 이어져 있으니,
술기운에 법우님을 찾는 그의 모습이
밉고 이기적이게 보일지라도
겉으로 표현하는 건, 잠시 미뤄두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비틀비틀 찾아오면
마음의 안식처로써
포근함과 따뜻함을 전해줄 수 있도록
베푸는 사랑으로 편안하게 감싸주세요.
지성이면 감천이라 지금은 모를지언정
법우님의 공덕은 차곡차곡 쌓여서
찬란하게 꽃피울 시기가 찾아올 것입니다.
심상인 마음은 얼굴의 근원으로
말없이 의를 행하는 자는 복을 짓는 것이며,
진심으로 공대하여 공덕을 베풀면 그 음덕이 쌓여
당장에는 그 실체가 보이지 않다고 해도
어느 순간, 돌아오는 법이지요.
조금만 더 힘내시고, 기도 정진하여서
소원성취하시길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소승은 늘 이 곳에 있을 터이니,
답답한 마음이 생기면
언제든 괘념치 말고, 찾아오세요.
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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