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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불행과 행복은 서로의 시작과 끝입니다(이혼)

무진스님 2015. 3. 4. 21:31

 


 

 
[즉문]
 
스님, 결국 이혼 신청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조정기간 4주라고 하네요.
 
이제 와서 후회한들 소용없겠지만,
그때 스님이 이 사람 포기하라고 하셨는데,
현실을 못 보고, 사랑을 택한 것이 잘못된 거였어요.
 
그냥 제가 다 감수하고 참고 살면
살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
정말 머리속이 엉망진창입니다.
 
결혼한 지 100일도 안 되서
이대로 헤어져야 하나요?
스님, 저 어찌해야 하나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다시 인연을 찾아 주시니,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 마음을 지키는 것도
놓아버리는 것도 힘들 줄 압니다.
 
스스로 의도한 일이 아니더라도
내 삶에 어떠한 문제가 있다면
그건 모두 내 탓입니다.
 
내가 세상에 나왔기 때문에
보게 되고, 듣게 되고, 말하게 되고,
나로 인해 모든 상황이 이어집니다.
 
그러니 그저 내 탓일 수밖에,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욕하고,
누구를 버리겠습니까?
 
상대를 향한 사랑과 증오는
용감하지도 않고, 지혜롭지도 않아서
흘러가는 대로 그대를 부리고 있고,
 
그 마음은 허공과도 같아서
온갖 그림을 그리고, 지우고,
온갖 모양을 만들고 사라지기에
 
결코 가벼워지기는 어려울 것이나
성급한 선택은 집착을 따라 흐르게 되고,
집착은 욕심으로 변화되는 것이니,

곧장 행동으로 옮기지 말고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가를 살펴서
행복을 위한 반환점을 잘 찾으셔야 합니다.
 
살아가는 동안 기쁨과 슬픔이 만나
큰 기쁨이 깊은 슬픔을 불러오기도 하고,
깊은 슬픔이 큰 기쁨으로 전환되기도 하듯이
 
과거의 행복은 현재의 불행에 대한 이유가 되고,
현재의 불행은 미래의 행복에 대한 이유가 되는 것이니,
불행과 행복은 서로의 끝과 시작임을 깨달아
 
지금의 불행을 증오로 삼지 말고,
미래의 행복을 위한 디딤돌로 삼고서
간절히 바라는 인연을 이뤄 가시길 바랍니다.
 
이 곳 부산 관용사에서
법우님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두 손 모아 축원 발원합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