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이젠 연락도 하지말자고 하네요.
그 사람과 다시 잘되게 해달라고,
하루도 빠짐없이 사경과 저녁예불 등
절에 다니며, 기도드렸습니다.
두 달 동안 기도만 하며 지냈는데,
기도한 시간이 무색해지고 지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부처님이 야속하단 생각도 들고,
제가 너무 미련한 것 같아서
모든 걸 놓아버리고만 싶습니다.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다시 인연을 찾아 주시니,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래요.
이생에서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전생에서 7000겁의 인연이 있어야 하고,
또 백년해로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한 인연이 필요하다는
불가의 가르침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지난 2개월의 기도에 지쳐버린 채,
미처 피워보지 못한 소망에 낙심하였으니
이제 사랑하는 마음을 접는 게 옳다 하겠지요.
내일의 인생을 바꾸어 말하면
아마도 소망일 것입니다.
간절한 소망을 마음에 품고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것이
살아 있음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합니다.
그 동안의 기도와 노력은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한 방편은 맞으나,
본인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것도
본인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도
본인의 마음에 달린 것과 같이
더 넓게 보면 자신의 업을 닦아
소망을 이루어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음에
그 간절함이 헛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 소망하는 인연이
부부로 맺어질 인연이 아니라면
머지않아 백년해로의 인연이 다가올 것이니,
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 역시
나의 인연을 살리는 자비와 같음을 잊지 말고,
간절한 소망을 믿음으로 삼아
사랑으로 영근 꽃망울을 피워나가시길
이 곳 부산 관용사에서 두 손 모아 축원합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 기타 안내 ♣ > ♣ 즉문 즉답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나 스스로가 만들어낸 거북한 인연인 것입니다. (0) | 2015.03.27 |
---|---|
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고민과 걱정은 그저 번뇌로 가득한 짐이 될 뿐입니다(인연) (0) | 2015.03.26 |
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새로운 시작을 위한 시기는 돌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0) | 2015.03.24 |
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내 마음을 따라는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편이 됩니다(인연) (0) | 2015.03.23 |
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이별은 종착역이 아니라 간이역에서 잠시 머무는 것입니다. (0) | 2015.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