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제가 상처가 많아서인지
사람에게 맘에 문을 열지 못합니다.
입도 다 물고 싶고,
사람과 눈 마주치기 싫고,
그냥 사람이 싫어요.
예전 제 기억속의 모습처럼
사람들과 자유롭게 어울리고 싶은데,
지금은 사는 게 너무 힘듭니다.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다시 인연을 찾아 주시니,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눈앞에 고난이 닥쳐왔을 때야
비로소 몸부림을 치게 되듯이
과거의 나쁜 기억으로 인해
애써 사람을 멀리한다는 사실을
본인이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상대가 직장 상사라면
고양이 앞에 놓인 쥐와 같이
주눅이 들어 아무 말도 못하거나
친구나 지인과의 관계에서는
항상 피해 의식에 사로 잡혀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어 할 것입니다.
결국 상대방은 나를 대하기 쉬우나
본인은 상대방을 대하기가 어려운
스스로가 만들어낸 거북한 인연인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허상과도 같아
어지러운 마음에 의해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타나고,
사람의 마음은 바람과도 같아
그 형체도 모양도 보이지 않아
두 손으로 붙잡을 수도 없고,
사람의 마음은 흐르는 물과 같아
그 빠르기에 관계없이
멈추지 않고 흐르는 것입니다.
쏟아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듯
자꾸 지난 일을 되새겨
고뇌할 필요는 없을 뿐만 아니라
나쁜 기억을 잊을 수 없다면
그 고통을 교훈으로 삼아
내일의 목표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니,
본인과 상대방과의 관계를
나에게 상처를 주는 대상이라는
자아관념에서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부처님과의 소중한 인연으로
법우님의 행복을 위해 기도드리며,
향기로운 소식이 들려오길 기다리겠습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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