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제 가족은 남편, 딸, 저 셋입니다.
남편이 간경화로 건강이 안 좋아
지난 몇 년간 수발하느라고 했는데,
차도가 없어 점점 지쳐만 가네요.
딸 때문에 아픈 남편이라서
여태껏 미련스럽게 참아왔는데,
더 이상 제가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이제 딸도 성인이고,
저도 제 삶을 찾고 싶습니다.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다시 인연을 찾아 주시니,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중생은 만나면 기뻐하고,
헤어지면 아쉬워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듯이
세상에 기쁜 일과 즐거운 일만 있다면
근심하고 괴로워할 바 없겠지만,
실은 그렇지 못해 걱정을 달고 살지요.
허나 대자연에는 그런 감정이 없습니다.
오고 가고 피고 지며
생각났다가 사라지는 법칙 속에서
자연은 그저 돌고 돌 뿐입니다.
기쁜 일, 즐거운 일이 있는가 하면
어느덧 슬픈 일, 괴로운 일이 찾아와
행복한 삶을 불행한 삶으로 둔갑시키지만,
그 삶 속의 희노애락을 따라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극복해나는 것이
스스로 지은 업에 대한 도리라 할 수 있습니다.
슬픈 일, 괴로운 일을 당했을 때
그저 상심만 하다가는 의기소침 끝에
점점 더 구렁텅이 속으로 빠져들게 되고,
내 마음이 지옥이면
안에 있어도 이로움이 없고,
밖을 나가도 불리할 수밖에 없기에
한 가정에 한 남편의 아내로
한 아이의 어머니로 포용하여
그 마음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함이니,
내가 지은 업보를 갚고,
다시 공덕을 쌓는다는 의지로써
가족의 웃음 속에서 행복을 찾으시길 바라옵고,
그 힘든 마음이 풀어질 수 있도록
지금 부처님과의 인연을 계기로
가정에 웃음꽃이 만발하기를 기도드립니다.
이 곳 부산관용사에서
법우님의 행복을 위해 기도드리며,
향기로운 소식이 들려오길 기다리겠습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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