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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잠시 쉬어가라는 내면의 신호입니다.

무진스님 2014. 8. 8. 21:15

 

 
[즉문]


스님,
저는 항상 정한 목표를 달성하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모든 것이 부질없다고 느껴지고,
지금까지의 삶이 잘못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목표를 잃은 것도, 실패한 것도 아니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심란한 마음에 갈피를 못 잡겠습니다.
제가 어떡해야 할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소승과 인연이 되어 반갑습니다.
 
도착할 항구가 있는 항해와 도착할 항구가 없는 항해는
처음부터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를 안고 출항하는 것과 같습니다.


도착할 항구가 없는 돛단배는
망망대해를 떠돌며 헤맬 테지만,


도착할 항구가 있는 돛단배는
그 험난한 폭풍우를 꿋꿋이 이겨내는 것이지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세운 목표에 점점 다가서면서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지 않는 것입니다.


감정에는 주위로 퍼져나가는 파장이 있어
불안한 감정에 휩싸이면
걷잡을 수 없는 갈등의 요인이 되기에


그럴수록 시간을 두고,
스스로를 둘러보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스스로가 정한 이 길만이
정답이라 여겨 쉼 없이 달려왔기에
지금은 잠시 쉬어가라는 내면의 신호인 것이지요.


목적지를 두고 길을 가되,
아름다운 경치도 감상할 줄 아는 여유가 있어야
인생에도 여유로움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당하게 살아온 삶을 부정하지 마시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되,
마음의 여유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이 곳,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제주도에서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기도 발원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