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사는 게 힘들어 글을 남깁니다.
저는 전생에 지은 죄가 많은가 봅니다.
사랑하는 남편과는 사별하고,
혼자서 2살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입니다.
아들만은 정말 잘 키우고 싶은데,
제가 해 줄 수 있는 게 없으니,
입양 보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아들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소승과 인연이 되어 반갑습니다.
두 눈을 지그시 감고서
험난한 현실을 넘어 꿈을 향해가는 기차에
두 손을 꼭 잡고, 먼 여행길에 두 분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어때요? 그려지십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을 꿈꾸니,
즐거운 하루가 아닌가요?
먼 훗날의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으세요?
법우님,
현실이 힘들다고 하나
혈육의 정보다 진할 수 없습니다.
다만 막막한 현실에 눈과 귀가 멀어
그 행복을 찾지도 알지도 못한 채,
그저 벗어날 길을 찾아 정처 없이 헤멜 뿐이지요.
옛말에 “귀신은 경에 먹히고, 사람은 정에 먹힌다!”고 했듯이
우선 그 업이 아드님에게 대물림되지 않도록
법우님께서 많은 정성과 노력을 드려야 하겠습니다.
한 나무에서 태어났어도 다른 향과 맛을 지니는 꽃과 열매는
그만이 갖는 취미일 수 있고, 그만이 갖은 자세일 수 있고,
그만이 갖는 인품일 수 있고, 그만이 갖는 당당함일 수 있지요.
이러한 고유함은 귀(貴)한 사람이 되는 첩경이 되기에
법우님은 물론이거니와 아드님에게도 될 수 있으면
어릴 적부터 좋은 습관이나 특별한 취미를 갖거나
독특한 개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특별한 취미나 독특한 개성은 은은한 향기와 같아서
세월이 지나면서 진한 매력으로 번져
알게 모르게 좋은 평판과 인맥이 형성되고,
이는 인생의 큰 고비를 넘기게 되는 계기가 되어주지요.
법우님, 헛된 마음을 다스리시어
더욱 아름답고 고귀한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아드님과 행복을 만들어 나가셨으면 합니다.
이 곳 천마산 관용사에서
늘 부처님의 가피와 함께 하길 축원할 것이니,
법우님께서는 틈틈이 광명진언을 염송하시길 바랍니다.
늘 좋은 날 되소서!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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