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
스님,
오늘 아침에 핸드폰을 열어보니,
사진도 바뀌고, 인사말도 바뀌어 있었어요.
뭔가 변화가 있는 것 같아 설레다가도
이렇게 끝날 것만 같아 다시 침울해지고,
잠도 잊은 채, 밤새 고민하게 되네요.
이렇게 아파하며 기도하는데,
그 사람은 왜 아직도 그 자리인건지,
너무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아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소승과의 뜻 깊은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굴곡이 있고,
이 굴곡을 따라 사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니겠는가?
모든 일이 마음대로 진행이 된다면
그보다 쉽고, 편안한 일이 없겠으나
이러한 굴곡이 없다면 삶이 재미가 없지요.
사람은 누구나 외롭고 쓸쓸할 때면
내 감정과 곡차와 바람을 벗 삼아
그 누군가를 찾아와 동무 하고자 합니다.
이에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꼭 붙어 있어
나만 바라보고 정성을 기울여 준다면
그 순간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우왕좌왕 흔들리기도 하고
뜨겁게 열정을 쏟다가도 금세 식어버리기도 하여
이처럼 굴곡진 인생사를 만들어 갑니다.
사진과 인사말이 바뀌었다고,
무슨 의미일까? 이제 끝인 걸까?
밤새워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신도 못 믿어서 당황해 하고 있는데,
인연을 이루고자 하는 그 다짐이
진실한 마음이 될 수 있을 런지요?
초를 태우면 빛과 온기를 얻듯이
어떤 일이든 원하는 변화를 가져오려면
그만큼의 노력과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에 현혹되지도 말고,
글귀 하나에 너무 예민해 하지도 말고,
희비의 교감으로 초조해 하지 마세요.
하물며 초가 다 타고 없어졌다고 해서
그 빛과 온기가 없던 게 되는 것이 아니니,
나의 노력 역시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시시각각 오락가락 짐작할 것 없이
나의 마음을 고스란히 붙잡아 두고,
보다 의연한 자세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부처님과의 소중한 인연으로
마음의 평화와 행복이 찾아오기를
부산 관용사에서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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