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스님의 [극락왕생] - 그 감정의 골 사이에는 항상 번뇌와 마장이 머물고 있습니다(인연)

 

 

 
[즉문]
 
스님,
그 사람이 떠난 이후로
행복한 기억이 없는 듯 합니다.

외롭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고,
사람이 살면서 기회가 몇 번 오는데,
그 기회를 놓친 것만 같습니다.

이미 끝난 연이라 생각하고,
새로운 연을 기다리고 있지만
자꾸만 그때로 돌아가고만 싶습니다.
 
정답은 저에게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저 나의 마음을 씻어줄 수 있는
그 연이 빨리 오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다시 인연을 찾아 주시니,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직 진정한 인연을
만나지 못했을 뿐입니다.
 
인연이란 끝이 없는 것으로
함께 할 인연을 만나기가 쉬운 것이 아니고,
특히 남녀간의 인연은 더욱 어렵습니다.
 
더 나아가 부부의 인연이란
서로를 포용하고 이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맺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만난 인연을 보았을 때는
인연궁은 좋으나 부부인연은 아니기에
그저 하늘의 뜻이라 생각 하십시오.
 
믿음은 본인의 마음에 있듯이
남녀 간의 인연도 다르지 않습니다.
 
한번은 기쁘고, 한번은 슬프고,
그 감정의 골 사이에는
항상 번뇌와 마장이 머물고 있어
 
마음먹기에 따라 길흉이 반반으로
공연히 마음만 수고롭게 만들거나
그 어떤 이로움이 없는 것이니,
 
지난 인연에 대한 미안함을
애달픈 그리움으로 물들여
매 순간 후회로 탄식하지 마시고,
 
전생의 인연이 현세의 인연으로
억겁을 넘어와 맺어지기도 하듯이
인연 아닌 인연은 없는 것이니,
 
지금 겪고 있는 아픔 역시,
새로운 인연을 위한 과정임을 알아
더욱 나아진 자신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 곳 부산 관용사에서
법우님의 향기로운 소식을 기다리며,
두 손 모아 축원 발원합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산 관용사 주지 무진합장